유타 출발 아이다호 찍고 와이오밍까지

유타 출발 아이다호 찍고 와이오밍까지

옐로우스톤 여정 셋째날

아침에 유타 솔트레이크 시티를 떠나 아이다호를 거쳐 와이오밍까지 들어가는 3일째 이동 일정.

애들 엄마가 조수석에서 비디오 담고 사진찍느라 장거리 운전에도 지겨울 새가 없었다고 한다. 덕분에 생긴 이동하는 동안의 영상.

유타를 떠나 트럼프가 사랑하는 아이다호에 들어서니 풍요로운 농촌생활이 펼쳐진다.

한가롭게 소가 거리를 노니는 곳, 하지만 여름엔 엄청 뜨겁고 겨울엔 너무 추워 다들 떠나고 싶어한다는 아이다호. 캐나다 국경까지 주 경계선이 이어져있으니 추울만도 하다.

아이다호라는 이름에 얽힌 일화 한토막. 1860년대 미국 의회에서 로키산맥 지역의 이름을 정할 당시 죠지 윌링이라는 정치인에 의해 소개되었는데 당시엔 윌링이 설명하기를 쇼쇼니(아즈텍언어)말로 “이-다-하우”인데 “산에서 뜨는 태양”의 의미라고 했다는 것.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사실 무근이었고 실제 어찌된 영문인지 알려진 뒷 이야기는 윌링이라는 정치인이 그 지역에서 만난 여성의 이름이 아이다(Ida)였고 그 여성의 이름을 그냥 붙여버린 것. 뒤에 붙은 호(ho)는 직업 여성을 뜻하는 호(hoe)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무튼 정치하는 사람의 자아도취적 과대망상이 만들어낸 이름이라는 것인데, 근거는 없으니 따지지는 마시라.

와이오밍으로 들어오니 산세가 출중하고 곳곳에 호수가 많은 것이 오스트리아를 미국식으로 넓고 크게 옮겨놓은 듯하다.

아이다호는 길도 길이지만 15번 고속도로를 빠져서 진행되는 국도 구간에 110마일 넘게 중간에 주유소가 없다. 속도를 낼 수 있는 구간이 아니므로 아이다호 진입하기전에 기름통을 반드시 가득 채우시라.

기름통을 그득하니 채우고 도로 중간에 차를 세워 허기를 달랜다. 아이다호엔 새참을 먹으려 차를 세울 마땅한 곳이 없다. 와이오밍에 들어오니 분위기도 새롭고 기분도 산뜻하다.

방학이라 캠프활동 왔나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짜노 싶기는 하다. 물위에서 마스크는 무신?…

산세가 하도 가팔라서 그랜드 티톤의 사연을 알게 되기까지는 남자산이라 생각했다. 하기야 지구라는 이름의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가 다스리고 있는 땅에 남자산이 어디있겠는가. 모든 땅은 마더랜드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인 것을.

그려. 코로나 시절엔 따로 타는게 맞는겨. 독립심도 키우고 거리두기도 자동으로 되자너.

내일 접수하게 될 그랜드 티톤의 잭슨 호수에서 시작된 물 줄기가 이곳을 지나 아이다호의 농토를 적셔주는 젖줄이 된다. 스네이크 리버답게 꼬불꼬불하게 생긴 것이 래프팅하기에 딱이다.

잭슨에 몇 안되는 RV Park중에 하나. 그러다보니 여름 성수기엔 바가지 요금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꼭 예약을 하고 가시라. 그렇지 않으면 차에서 노숙하다가 딱지를 떼이게 된다.

다들 내일부터 시작되는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과 옐로우 스톤 국립공원 일정으로 미국 각지에서 모여든 캠퍼들.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시는 저 분은 먼 길 달려온 분 맞는겨? 열심히 닦으셨는지 유리창과 바디에 광택이 줄줄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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