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덴마크 마을, 솔뱅(Solvang)

LA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걸려 2020년 첫 나들이 목적지 산타바바라 근처 덴마크 이주민의 도시 솔뱅 도착.

언제나 늘 그러하듯 이 곳도 츄마쉬 인디언이 살던 땅.

1850~1930년 기간동안 덴마크의 기근으로 인해 전체 인구의 10%가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된다. 대부분의 유럽의 이민자들은 수평이동을 하였는데 덴마크 이민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이 처음 미국에 정착한 곳은 미시간, 미네소타, 아이오와 등 북풍한설 몰아치는 극강추위의 지방. 그래서 찾아나선 따뜻한 남쪽나라 캘리포니아. 1911년 산타바바라 근처 양지바른 곳을 찾아 정착하니 이름도 Sunny Field, SOLVANG.

덴마크 후예들의 도시에 풍차가 있다. 풍차하면 네덜란드 아닌가?

기원전 1750년경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함무라비 법전에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수경재배에 풍력을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7세기경 페르시아에서 유래하여 11세기 유럽 전역에 보급되었다는 걸 보니 중동지방이 풍차의 본고장인 것은 알겠다. 스페인 출신 작가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보면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일화가 있으니 이미 15세기에는 유럽 전역으로 보급되어 보편화 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파리의 유명한 무랑 루즈(Moulin rouge)도 프랑스어로 붉은 풍차라는 뜻.

독일 북부지방과 덴마크 네덜란드 지방이 특히 바람이 많아서 풍차를 많이 활용했는데 국토의 1/5 정도가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에서는 물을 퍼내기 위한 생존 목적으로 풍차가 이용되어 많은 이들에 의해 회자되면서 네덜란드 풍차가 많이 알려졌지만 바람을 이용하는 데는 소극적이었다. 사실 네덜란드는 물을 퍼내는 것이 더 큰 목적이었기 때문. 현재 풍력발전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덴마크와 독일이 경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바람에 있어서는 덴마크가 한수 위라는 의미로 이 곳에 세워 놓은 것 아닌가 싶다. 물론 솔뱅에는 바람이 거의 없다. ^^

길가 한복판에 전시된 빨간 구두(?) 뭣이여 이건?

빨간 구두와 까만 구두. 이쯤되면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를 이야기하려 한 것임을 알겠다. 그리고 그의 잔혹 동화에 나오는 빨간구두의 트라우마 (구두가 벗겨지지 않아 발목을 잘라야하는 이야기) 때문인지 벗겨지지 않을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는 뒤트임 디자인. ^^

세계적인 동화작가로 유명한 안데르센은 자신이 동화작가로 알려지게 된 것을 엄청 못마땅해 했는데 그 이유는 평생 단 한번도 아이들 무릎에 앉혀본 적이 없는 삶의 처절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야했던 독신남이었기 때문. 성냥팔이 소녀, 미운오리 새끼, 빨간 구두 등의 작품은 그의 삶이 여과없이 반영된 해피 엔딩이 하나도 없는 이야기라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는 적절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동화책 코너에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덴마크 전통 건축 양식과 특징을 살려 조성한 거리 풍경

덴마크는 대니시 페스트리 빵집이 유명한데 여긴 그 중에서 애블스키버라는 도너츠 비슷한 베이커리 제품을 파는 곳. 하도 줄이 길어서 덩달아 사서 먹어 보았으나 맛은 정말 어글리하다. 궁금하면 드셔도 되지만 맛있는 베이커리를 원한다면 드시지 마시라. 돈 쓰고 시간 들여서 엄한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게 된다.

영웅을 싫어하는 유럽인들 답다. 소박하게 꾸며진 안데르센 뮤지엄.^^

코펜하겐 전통거리를 본따서 만든 길. 덴마크 국기와 이태리 국기가 걸려 있다. 그런데 알아보니 아이리시 펍 술집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국기를 저렇게 잘 못 달아놓는 경우도 다 있는감? 이태리는 빨간색이고 아일랜드는 오랜지색. 저게 어딜 봐서 오랜지색인가? 간판은 오랜지로 제대로 해놓고 국기는 엄한 걸 달아놓은 것을 보니 매장 주인은 아일랜드 출신도 이태리 출신도 아니지 싶다. ^^

온도가 낮고 습도가 높은 맑은 날 고도 8,000미터 이상의 고도에서 잘 생긴다는 비행운. 어릴 적엔 비행기에서 연기를 뿌리는 줄 알았다. 이젠 흰색 구름이 4줄인 것은 엔진이 4개이기 때문이란 것도 알게 되고…^^

알고 보니 구두만 빨간색이 아니다. 국기도 빨간색 거리의 야경도 빨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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