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톤 맨션 (Greystone Mansion)
그레이스톤 맨션. 왜 맨션인지 처음부터 궁금하다. 이 참에 정리하나 하고 넘어가자. 로마시대 큰 저택을 맨션이라고 했고 그중에서도 좀 더 크고 거창했던 곳을 팔레스(palace)라고 했다는 이야기. 궁궐이라고 번역을 하기가 좀 그렇고 해서 앞으로는 팔레스로 통일해서 쓸 예정이다. 이태리 얘기만 나오면 팔레스가 무더기로 쏟아지기 때문에 그 때마다 궁궐 궁궐 할 수도 없다. 이곳도 방이 55개 건물은 1300평, 대지는 2만평 정도 된다고 하니 맨션은 맨션이다. 예전으로 보자면 정승판서 집규모는 되겠다. 집안에 볼링 래인도 2개가 있다고 하니 내가 알고 있는 맨션과는 같은 단어 다른 느낌이다. 그러면 팔레스는 얼마나 큰 건지 궁금하긴 하다.
베버리힐즈에서 운영하는 공원이라고 하는데 알고보니 사연이 있다. 예전 영국인 석유재벌 도헤니가 아들한테 지어서 선물한 집이다. 누가 영국사람 아니랄까봐 어쩐지 건물 굴뚝 한번 특이하다. 집짓고 3년이라더니 아들 식구가 이집에 들어와서 4개월 정도 지나서 아들하고 아들친구인 비서가 권총 자살을 한다. 누가 누구를 쏘았는지는 미스테리. 암튼 두사람이 죽은 것만 팩트다. 나머진 밝혀진 것이 없다. 그 후로 주인이 바뀌고 흐르고 흘러서 마지막 주인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으려고 하니 베버리힐즈 시에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건물이라고 건물을 허물지 못하게 했고 결국 구입을 하게 되었다.
지붕의 자재가 특이하다. 건물 이름도 그레이스톤이라고 하더니 돌기와를 지붕으로 올렸다. 1928년 당시 공사비 400만불로 튜더왕조시대의 양식으로 집을 지었다고 하니 영국인의 자존심을 세우기에 부족함이 없었을 것 같다. 어쨌거나 말로만 듣던 돌기와집 구경을 한다.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최초 설계가 저런 돌(stone)로 마감을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예산부족으로 중간 설계 변경. 물론 지금도 멋있다.
베버리힐즈 시에서 운영하다보니 야외 결혼식 장소로 대여를 하고 있는데 사진에 보이는 이곳이 결혼식을 올리는 장소로 쓰인다. 막힌 것 없이 탁트인 전망이 행사하기 좋아 보인다.
이탈리안 사이프러스의 도열(堵列)… 멋지다. 모델만 있으면 작품이 따로 없다. ^^
벤허같은 영화를 찍어도 될만한 옛스러움.
건물 뒤쪽에 있는 붉은 벽돌벽이 건물의 멋스러움을 더해준다. 한낮의 선명한 그림자가 아쉽기는 하지만 나중에 브라운색과 적갈색이 조화를 이해하는데 참고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 장면 넣어둔다.
여기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 베트맨과 로빈, 보디가드, 러시아워 (성룡 주연), 고스트바스터, 맥가이버, 스타트랙, 스파이더맨 1,2,3편, 그리고 최근 엑스맨까지 한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포함해서 70편이 넘는 작품에 촬영 장소를 제공한 곳이다. 영화 보디가드에서 휘트니 휴스턴이 공연을 하고 돌아올 때 나왔던 장면하고 겹친다. 이 곳이 그렇게 많은 작품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뭐니 뭐니해도 머니다. 앞서 베버리 힐즈 시에서 이곳을 구입했다고 했는데 구입 후 공원으로 전환시키고 나서 유지보수를 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파악하고는 유지보수를 조건으로 1965년부터 82년까지 17년동안 년간 사용료 1불에 미국영화협회에 임대를 주었다고 한다. 그 기간동안 공짜로 썼으니 그 이후에도 계속 이용을 했나보다. 오랫동안 하던 일은 한동안은 계속 하게 되어 있다. 사람도 습관이 있고 조직도 습관이 있으니… 오늘같은 경우 입장료는 공짜지만 제대로 사진을 찍겠다고 허가를 받으면 사용료를 내야한다. 물론 물어보지 않았다. ^^
멀리 LA 다운타운이 보이고 가까이는 유명한 선셋거리가 있다. 연세 지긋하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내외가 볕좋은 맨션 정원 테라스에서 일광욕을 하고 계신다. 탁트인 시야에 풍광이 그만이다.
구경을 마치고 맨션을 나서니 이정표도 선명하게 도헤니(Doheny) 드라이브. 그럼 이동네도 다 도헤니 그 할아버지 땅이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길을 도시에 도로용 부지로 기부체납하고 시에서 예산을 편성하여 도로를 건설하면 도로 이름은 기부자 이름으로 네이밍되고 주변 땅은 도로변 상업부지로 자동 용도변경. 좋은 일하고 돈벌고 이름남기는 선진국형 재산증식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렇게해서 또 마을은 발전을 하게 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