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비치 포인트 빈센트 등대
롱비치항에서 태평양쪽으로 5마일 정도 이동하면 발견하게 되는 조그만 등대. 다른 등대처럼 여기도 출입 통제하고 한달에 한번 둘째 토요일만 관광객들을 위해서 오픈한다.
맑은 날에는 남쪽으로 카탈리나섬이 선명하게 보인다고 하는데 오늘은 구름이 짙게 깔렸다.
저 멀리 등대와 흰구름 넓게 퍼진 하늘 그리고 피크닉을 나온 사람들의 모습은 미국에서조차 이국적이다. 알프스를 가면 이런 느낌일까 싶기도 하지만 거긴 등대가 없다. ㅋㅋ
1926년에 신축, 제2차 세계대전중에는 잠시 꺼졌고 그 이후엔 길잡이 역할을 놓은 적이 없다. 1971년에 자동화 등대로 전환한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등대 관련한 전시관과 해안 경비대 시설이 있다.
한시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펠리칸 언덕이 있는데 그 곳으로 이동하는 놈들이지 싶다. 긴 주둥이를 내밀고 날개짓 없이 바람을 타는 모습이 여유롭다. 멀리 왼편 해무(海霧) 너머로 카탈리나 섬이 보인다.
등대에서 10분 정도 차량으로 동쪽으로 이동하면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인수하여 개장한 골프장이 있다. 많은 골퍼들의 로망이긴 하지만 막상 비싼 돈 내고 성격테스트 받고 간다는 오션프론트 해안가 골프코스다. 10번홀과 그너머로 부자동네 팔로스 버디스가 보인다. 이곳은 한여름에도 에어컨을 켜는 날이 열흘이 되지 않을만큼 바람이 선선하다고 하는데 오늘은 살짝 춥기까지 하다.
돌담에 기와를 얹어 소박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그 내부는 아라비아인들과 중국인들 못지 않은 황금색 인테리어로 도배를 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강렬한 빨강이 시선을 끈다. 빨간 꽃잎과 그 위로 솟은 솔방울이 이색적이다. 역시 이름도 인디언 붓꽃. 인디언이란 이름이 붙으면 하나같이 분위기가 독특하다. 붉은 꽃은 향신료로 쓰였고 염색용으로도 쓰였는데, 그러고도 남을만큼 색이 진하다. 꽃잎에 셀레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마늘과 비슷한 효능을 가지고 있으나 뿌리나 푸른 잎은 독성이 강해서 먹으면 큰일 난다고 하니 약과 독은 한몸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