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야, 윈터하우스

비즈카야, 윈터하우스

Vizcaya, Winter House

기네스 펠트로 주연의 영화 위대한 유산 (Great Expectations)과 아이언맨 3의 촬영지. 동네이름이 비즈케인인데 스페인 지방의 비즈케이에서 유래하여 비즈카야라고 불린다.

그런데 입장료가… 성인 1인당 22불. 어짜피 볼 사람들은 본다는 배짱이다. 한해 20만명의 관광객이 온다는데 평균 20불만 계산해도 년간 입장 수입만 400만불. 사설 놀이공원도 아니고 정부 운영 박물관이 이러시면… ^^ 어제 헤밍웨이 집에서 안쓰고 아낀 예산을 이곳에서 탕진한다. ㅎㅎ

입구부터 분위기가 공(工)들인 티가 난다. 제임스 디어링이란 기업가가 이태리 르네상스 양식을 모델로 하여 지은 겨울 휴가용 윈터 하우스. 농기구 기계 공장으로 엄청난 부(富)를 확보했으니 기나긴 시카고의 겨울을 참고 살 까닭이 없다. 평생을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았다고 하니 따뜻한 남쪽나라가 그리울 법.

천정과 바닥의 디테일은 이미 건축 예산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얘기. ^^ 전체적인 규모도 엄청나지만 디테일도 대단하다. 건축가, 조경가 그리고 예술총괄 담당 3명이 공사를 전담. 공사 당시 인부만 1,000명이 넘었다고 하는 기록도 있고 마이애미 인구의 절반이 동원되었다는 기록도 있는걸로 봐서 그 당시 마이애미 인구가 3천명 수준이었다고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외딴 시골 허허벌판 바닷가 갯벌위에 집을 지은것. 아무리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지만… 이쯤되면 일반적인 98%의 사람은 아닌걸로. ㅎㅎ

정원 뒤편으로 나가보니 영화촬영이 있는지 장비를 옮기느라 분주하다. 현재 정부에서 매입하여 문화재로 등록. 수리 보수만 가능하고 어떠한 추가작업이나 개선작업도 하지 못하게 되어 있어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많이 쓰이고 있다.

정원으로 나와서 보니 약간의 높낮이 변화가 있는 이태리 르네상스식 정원 (사진 왼쪽)에 평지 위주의 프랑스식 정원 (베르사이유)을 살짝 가미한 느낌.

미국 최초의 리조트가 건설된 것이 1893년 플로리다 팜비치 (이곳에서 차로 북쪽으로 3시간거리). 그러니까 3년의 공사기간을 마치고 1916년에 완공을 할 때만 해도 미국 남부의 휴양지 붐이 시작하기 전이다. 아무튼 돈이 많은 부자는 돈을 써야하고 재주가 많은 사람은 재주를 써야하고 머리가 좋은 사람은 머리를 써야한다. 그러면 세상에 좋은 일을 하는 거다. 단테가 신곡에서 그카니 그칸다. ^^

바지(Barge)선 모양으로 방파제를 만들어 놓았다. 배를 타고 내릴때 파도 때문에 흔들리는 것이 싫었을 것이고 집으로 파도가 침범하는 것도 싫었을 것이다. 예전엔 바지 돌섬위에 티하우스가 있었다고 하는데 허리케인으로 파손.

이곳의 주인인 듯 일광욕을 하는 이구아나. 마치 늘 그래왔던 것 마냥, 사진기를 들이대도 꿈쩍않고 그 자리에서 햇살을 즐기고 있다.

비즈카야에서 바다 건너로 비즈카야섬이 있는데 그곳에 마이애미 비치에서부터 이어진 해안선의 마지막 등대가 있어 이동.

바다로 나오면 또 다시 마이애미 해변의 여유로움이 넘친다.

등대로 가는 길에 만들어진 산책로. 그늘도 좋고 공기도 좋다. 걷다보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이곳에선 낚시도 라이센스가 있어야한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고기가 잡힐까 싶다. 그러고보니 노인과 바다에서 산티아고 할배도 85일동안 한마리도 잡지 못했다고 하니 어부가 매일 고기를 잡아야하는 건 아니다. 어부의 역할은 고기잡이를 하러 나가는 것이지 고기라는 결과물이 아니라는 얘기를 헤밍웨이 할배는 말하고 싶었을 듯.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는 얘기가 고기가 안잡힌다고 고기잡으러 나가지 않는 것은 패배라는 얘기. 그나저나 왜 85일이라는 숫자를 들고 나왔는지 그게 궁금하긴 하다. ^^

파란 하늘과 하얀 등대가 담백하니 멋스럽다.

나오는 길에 보트 선착장이 있다. 이곳에선 렌트카 하듯 보트를 대여해서 쓴다.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해보고 싶을 듯. 하지만 멀미가 있는 사람들에겐 그림의 떡보다 못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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