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손안에 있소이다

이 손안에 있소이다

올해부턴 맛있는 수박만 먹을 요량

여름철 대표 과일 수박. 오래전부터 맛있는 수박 고르는 법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막상 과일 가게에서 수박을 고르다 보면 복불복이 따로 없다. 수박 하나로 어떤 날은 능력자, 다른 날은 허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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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널리 알려진 수박 고르는 법은 꼭지를 살피는 것. 이른바 배꼽 감별법이다. 꼭지가 휘어져 있고 싱싱하면 맛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국에서 판매되는 수박은 거의 꼭지가 없다. 사람들이 다들 그 정도는 알고 있어서 꼭지가 곧고 시든 수박은 매장에서 팔리지 않기 때문에 그런가 싶기도 하다. 매장에 갔는데 만약 꼭지가 있다면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꼭지를 고르시라. 혹자는 수박에도 암수가 있어서 암 수박이 맛있고 숫 수박은 맛이 없어 피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맛있는 수박만 고르면 된다. 헷갈리기만 할 뿐 암수 구별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Photo by Brian van den Heuvel from Pexels

만약 수박이 꼭지 없이 이런 상태로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면 흔히 알고 있는 수박 두드리기 신공을 동원해야 한다. "통통통" 하는 맑고 높은 장구소리가 나면 맛있는 수박이라고 하지만, 동굴수련을 한 것도 아니고 폭포 득음을 한 것도 아닌 보통 사람 귀엔 아무리 두드려도 그 소리가 그 소리. 지금까지 수박 고르면서 가장 많이 실패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열길 사람 속보다 한길 수박 속 알기가 더 어렵다고 하겠는가.  

탯줄이 달려 있는 꼭지쪽 배꼽 감별법이 있는 반면, 배꼽 반대쪽 수박 똥꼬를 살피는 방법도 있다. 작고 깨끗할수록 맛있고 당도가 높다는 얘긴데 애매하지도 않고 간단하고 기억하기 쉬워 좋다. 딱 이 한가지 기준으로 시험삼아 마켓에서 바로 한 덩어리 사와서 쪼개 본다. 

결과는 아주 만족. 다소 철이 이르긴 하지만 그래도 잘 익은 편이다. 게다가 참치 뱃살 부위마저 시원 달달 한 것이 지금까지 고른 수박 중에 단연 으뜸. 앞으론 저 무거운 수박을 한 손으로 들고 두드려보는 그 딴 짓은 하지 않아도 되니 그 또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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